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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99

(기묘한이야기) 성형외과 영숙이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는데, 특히 납작하고 넓적한 코가 싫었다. "영숙아, 넌 코만 고치면 진짜 연예인인데 너무 아까워.." 이런 소리도 이제 지긋지긋했다. 영숙이는 주변에 성형으로 미모를 얻은 지인을 설득하여, 나만 알고 싶은 성형외과를 알아냈다.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 언니만 알아야 된다고." "당연하지. 내가 뭐하러 말해." 영숙이는 겨우겨우 얻어낸 위치 정보를 토대로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병원이라기 보다는 소위말하는 야매업소 같았으나, 그나마 벽에 의사면허가 걸려있어 안심은 되었다. 병원 원장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늙어보이는 할머니였다. 엄청난 주름이 보통 세월의 흔적은 아님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만큼 오랜 경력이 실력을 증명해줄 것이라며 영숙.. 2023. 9. 22.
(기묘한이야기) 내사랑 스토커 내사랑 스토커 최근 민주에게 스토커가 생겼다. 강남 한복판을 지나가면 하루에 3번 이상은 캐스팅을 받는 민주는 인플루언서로 부지런히 활동을 하고 있었다. 큰 키에 작은 얼굴,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민주는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여신으로 통하며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민주였지만, 한가지 불만이 있었다. 유명인이라면 슬슬 사생팬이나 스토커가 생길 법도 했는데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좀 눈에 안 띄나? 나보다 못난 것들도 사생팬이며 스토커가 있다는데 난 왜 없는 거야.' 그후부터 민주는 일부러 눈에 띄게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수수한 차림으로 다니는 민주였으나, 누구라도 연예인이거나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할만한 특이한 복장을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오, 언니 팬이에요.. 인.. 2023. 9. 22.
(도시괴담) 메멘토 명석이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 오후였지만, 명석이는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이제 들어가는 게 어떻겠니? 제법 바람이 차구나. 감기가 더 심해질라.." "조금만 더, 엄마."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오후가 명석이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석이는 어려서부터 다리를 쓸 수 없었다. 다리 발달이 완벽하지가 않아, 선척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몸이었다. 휠체어는 명석이에게는 다리이자 가족이었다. 늦은 나이에 명석이를 어렵게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석이의 두다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의학은 물론이고, 미신까지도 의지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이름난 명의도, 용하고도 소문난 무당.. 2023. 9. 19.
(기묘한이야기) 디스토피아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과거의 수준은 아득히 넘어설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간은 더이상 수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영원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더이상 육체가 주는 물리적이고 생물한적인 한계를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왜냐면.. 인간은 영혼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영혼으로서 존재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무한히..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 "TV에서 뭘하는 거야? 지금 무슨 발표야?" "글쎄.. 예전부터 시끄럽던 영혼 추출이 성공했다나 뭐라나.. 이제 영혼이라는 것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무맹랑한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존재로서 당당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지." "난 저게 좀 이상해.. 본디 인간이 영혼을 지닌 것이라면 그.. 202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