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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58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실종 요즘 형사인 민호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 과학수사 기술이 발전해서 현재 미제사건은 거의 없다고 봐도 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는데, 갑자기 이런 과학수사를 비웃는 실종사건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오, 또 실종이야." "이번에 실종자 인적사항은?" "이름 김도형, 나이는 서른 여덟... 직업은.. 검사네?" "검사라고?, 다른 특별한 건 없어?" "이 사람.. 불치병이 있긴 한데.. 지금 의학기술로 완치는 안 된다고 하거든? 근데 꾸준이 약만 먹으면 먹고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데..? 뭐지?" 민호의 머릿속을 스치는 하나가 있었다. 바로 최근에 사라진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느껴지는 것. 그건 바로 다들 전문직 종사자이며, 몸 어딘가가 불편한 곳이 있다는 것.. 다들 .. 2023. 10. 3.
(기묘한이야기) 성형외과 영숙이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는데, 특히 납작하고 넓적한 코가 싫었다. "영숙아, 넌 코만 고치면 진짜 연예인인데 너무 아까워.." 이런 소리도 이제 지긋지긋했다. 영숙이는 주변에 성형으로 미모를 얻은 지인을 설득하여, 나만 알고 싶은 성형외과를 알아냈다.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 언니만 알아야 된다고." "당연하지. 내가 뭐하러 말해." 영숙이는 겨우겨우 얻어낸 위치 정보를 토대로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병원이라기 보다는 소위말하는 야매업소 같았으나, 그나마 벽에 의사면허가 걸려있어 안심은 되었다. 병원 원장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늙어보이는 할머니였다. 엄청난 주름이 보통 세월의 흔적은 아님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만큼 오랜 경력이 실력을 증명해줄 것이라며 영숙.. 2023. 9. 22.
(도시괴담) 메멘토 명석이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 오후였지만, 명석이는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이제 들어가는 게 어떻겠니? 제법 바람이 차구나. 감기가 더 심해질라.." "조금만 더, 엄마."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오후가 명석이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석이는 어려서부터 다리를 쓸 수 없었다. 다리 발달이 완벽하지가 않아, 선척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몸이었다. 휠체어는 명석이에게는 다리이자 가족이었다. 늦은 나이에 명석이를 어렵게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석이의 두다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의학은 물론이고, 미신까지도 의지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이름난 명의도, 용하고도 소문난 무당.. 2023. 9. 19.
(기묘한이야기) 라푼젤 서울 XX여고에는 라푼젤이 있다. 그건 바로 유미였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집안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하여, 한번도 머리를 자른 적이 없다는 유미는 유명했다. 머리를 풀었을 때는 발끝을 넘어 자기 키만큼의 머리칼이 더 있었다. XX여고는 엄격한 두발 규정이 있어 유미가 처음 입학을 할 때에는 꽤나 시끄러웠다고 한다. 처음 유미에게 교장선생님이 머리를 자를 것을 권했을 때 유미네 어머니, 아버지는 유미가 머리카락 길이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했다며, 절대 자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머리를 자를 수 없는 주요한 이유는 아니었다. 유미네 집안에는 특이한 내력이 있었는데, 그 집안 여자들은 머리를 평생 자를 수 없는 목숨이 걸린 규율이 있다고 한다. 머리칼을 자르는 일은 죽음과 같다고 한다. 학교.. 202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