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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99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새 옷 나는 오늘 옷을 샀다. 치렁치렁한 꽃무늬원피스였다. 뒤태도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는 흰색 샌달을 신어주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 야심한 밤에 입고 돌아다니면, 나 좋다는 남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리 미안.. 난 그쪽에는 관심에 없어서.. 후후후훗.. "야! 뭐하냐? 있냐?" 아뿔싸! 현관문을 열어놓은 모양이다. 친구가 갑자기 들어온 듯했다. 난 얼른 화장실로 숨었다.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다. 2023. 10. 17.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친절한 아이 순미는 몸이 불편했다. 선천적인 기형으로 걸을 수가 없었다. 몸도 약해서 병원을 가는 일이 잦다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그런 순미를 누구보다 잘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다. 바로 소민이라는 아이였다. 소민이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속을 알 수 없다며 차갑다는 말을 듣는 아이였지만,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 말은 잘 들어서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아이였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지만 소민이는 공부를 제쳐두고라도 순미가 힘들어보일 때 적재적소에 나타나서 항상 큰 도움을 주었다. 선생님들은 소민이를 어여쁘게 여겨 순미를 돕는 소민이에게 지역사회를 동원해서 봉사시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고, 미담은 또 소문이 나서 각종 매체에서 취재를 하러 오는 수준이었다. 순미는 그런 소민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 2023. 10. 17.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건망증 전업주부인 수희는 건망증을 앓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건망증은 습관이었다. 그렇기에 수희에게는 습관이 하나 있었는데, 항상 하루의 일정을 시간 단위로 메모하는 것이었다. 메모의 치밀함은 분, 초 단위로 나뉘어 굉장히 세밀했다. 수희는 본인이 정한 일정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어쩔 줄 몰라할 정도로 메모에 집착했다. 평소와 같은 어느날. 점심 때 먹을 식사는 데우기만 하면 되게끔 모든 준비를 해놓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빨래가 끝날 수 있도록 빨랫감을 세탁기에 미리 다 넣어놓았다. 점심을 먹기 20분 전에 동작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점심을 먹고 1시간 뒤에는 유치원 엄마들 모임이 있다. 오늘도 바쁜 계획이지만, 모처럼 짬이 생긴 수희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차 한 잔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항상 바쁜 수희가 모.. 2023. 10. 17.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사랑과 전쟁 현석이는 부인인 세리와 관계가 좋지 않다. 아이가 없어서 더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둘의 생활은 매일이 전쟁이었다. 세리는 걸핏하면 현석이의 월급을 트집잡고 잘사는 본인 친구들과 현석이를 비교했다. "당신이 벌어오는 돈은 쥐꼬리야. 아니 쥐꼬리도 안 돼. 그러니까 앞으로 밥도 쥐꼬리만큼만 먹어." "뭐야?" 둘은 매일 싸워댔다.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끊임없이 트집을 잡아서 현석이는 이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주말 화장실 청소를 하던 세리는 현석이에게 또 바가지를 긁었다. "제발 좀 부탁인데.. 남자같지도 않으면서 남자 티내려고 서서 오줌 좀 싸지마. 변기 커버를 드니까 오줌 튄 거 투성이야. 굳어서 잘 닦이지도 않잖아! 꼴에 외벌이 한답시고 지금 생색내는 거야?" 현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2023.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