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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친절한 아이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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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미는 몸이 불편했다.

 

선천적인 기형으로 걸을 수가 없었다.

 

몸도 약해서 병원을 가는 일이 잦다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그런 순미를 누구보다 잘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다.

 

바로 소민이라는 아이였다.

 

소민이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속을 알 수 없다며 차갑다는 말을 듣는 아이였지만,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 말은 잘 들어서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아이였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지만 소민이는 공부를 제쳐두고라도 순미가 힘들어보일 때 적재적소에 나타나서 항상 큰 도움을 주었다.

 

선생님들은 소민이를 어여쁘게 여겨 순미를 돕는 소민이에게 지역사회를 동원해서 봉사시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고, 미담은 또 소문이 나서 각종 매체에서 취재를 하러 오는 수준이었다.

 

순미는 그런 소민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곧 대학 발표가 나왔다.

 

소민이는 본디 원하던 대학을 가기에 약간 성적이 부족했지만, 그간의 봉사실적과 여기저기 좋은 이야기로 신문 기사와 방송을 타던 것이 밑거름이 되어 꿈꿨던 대학교에 신입생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순미는 손을 움직이기 불편했지만 엄마의 도움을 받아 전화를 들고 자신의 학교생활을 도와주었던 소민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통화음이 몇번 울렸지만 소민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며칠 뒤에도 받지 않았다.

 

그 후로 순미는 평생 소민이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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