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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31

(도시괴담) 메멘토 명석이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 오후였지만, 명석이는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이제 들어가는 게 어떻겠니? 제법 바람이 차구나. 감기가 더 심해질라.." "조금만 더, 엄마."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오후가 명석이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석이는 어려서부터 다리를 쓸 수 없었다. 다리 발달이 완벽하지가 않아, 선척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몸이었다. 휠체어는 명석이에게는 다리이자 가족이었다. 늦은 나이에 명석이를 어렵게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석이의 두다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의학은 물론이고, 미신까지도 의지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이름난 명의도, 용하고도 소문난 무당.. 2023. 9. 19.
(기묘한이야기) 결혼 최근 민수는 여자친구인 미나와 헤어졌다. 이유는 바람기 많은 여자친구 미나 때문이었다. 여자친구는 매번 다른 남자와 술을 마셨으며, 술에 취해선 다른 남자의 등에 업혀있기 일쑤였다. 여자친구는 집안에 돈도 많았고, 얼굴도 예뻐서 부족한 점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매번 남자가 주변에 파리마냥 꼬이는 스타일이었다. 본인은 절대 남자와는 아무일도 없었고 그 부분은 확실하다고 했다. 하지만 절대 믿을 수가 없었다. 여자친구는 연예인마냥 예뻤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여자친구는 연예기획사의 명함을 받는다거나 번호를 따이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절대로 민수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예쁜 여자친구의 얼굴에 반해 프로포즈를 하였지만 나중에는 이것이 오히려 민수의 애간장을 녹이는 문젯거리가 되고 만 것.. 2023. 4. 27.
(도시괴담) 지하철의 귀신 최근들어 서울 D역에서는 귀신이 출몰한다는 끊임없는 소문이 들려와 목격담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소동이 벌어져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이에 역측에서 일하는 직원 중 한 사람은 이것이 근거없는 헛소문이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곧 귀신을 목격을 한 사람이 철로 한 가운데서 흰 원피스를 입고 깡총깡총 뛰고 있는 검은색 긴머리의 20대로 보이는 미친 여자를 포착한 사진이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점점 일이 커지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진에 찍힌 인물은 귀신이아니라 누군가가 귀신 소동을 크게 만들기 위해 연출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있었지만 사람들의 두려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평소 컴퓨터를 자주하는 민주에게 이 소문은 접하지 않을 수 없는 소문이었다. 그렇지만 미신을 믿지 않고, 믿는 사람들을 모두 한심하다고.. 2023. 4. 27.
(기묘한이야기) 양녀 불룩한 배를 만지며 흔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은미는 몇개월전 양어머니를 얻었다. 보통 입양이나 다른 집의 자식으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갓난아기 때거나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하는 일이었지만 은미의 나이는 올해 스물여덟살이었다. 입양이나 입적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이다. 은미는 소녀가장이다. 부모없이도 나라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받아가며 살길은 공부 뿐이라는 생각으로 부유한 집안의 엄친아, 엄친딸을 물리치고 명문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아무리 세울 거 없는 집안이어도 자신의 노력으로 탄탄한 스펙을 쌓은 은미에게 전문적인 직장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로맨틱한 결혼을 해야겠다는 은미였지만 서서히 피어나는 꽃처럼 미모가 성.. 2023.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