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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도시괴담

(도시괴담) 지하철의 귀신

by 세모세모뚱이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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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서울 D역에서는 귀신이 출몰한다는 끊임없는 소문이 들려와 목격담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소동이 벌어져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이에 역측에서 일하는 직원 중 한 사람은 이것이 근거없는 헛소문이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곧 귀신을 목격을 한 사람이 철로 한 가운데서 흰 원피스를 입고 깡총깡총 뛰고 있는 검은색 긴머리의 20대로 보이는 미친 여자를 포착한 사진이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점점 일이 커지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진에 찍힌 인물은 귀신이아니라 누군가가 귀신 소동을 크게 만들기 위해 연출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있었지만 사람들의 두려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평소 컴퓨터를 자주하는 민주에게 이 소문은 접하지 않을 수 없는 소문이었다. 그렇지만 미신을 믿지 않고, 믿는 사람들을 모두 한심하다고 여기던 민주였다. 그렇기에 이렇게 친구들과 늦게까지 저녁겸 술자리로 시간을 보냈음에도 D역으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집으로 가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다른 호선인 I역을 통해서 가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러자면 버스로 갈아타기까지 해야해서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귀신소동으로 인해 역에는 적막이 흘렀으며 보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귀신을 믿지는 않았지만 을씨년스러운 막차 시간대의 역은 흉흉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런 데서라면 낯선 남자가 자신을 납치한다고 해도 이상스러울 것이 없겠다며 민주는 이상한 상상까지 하며 스스로 소름을 끼치게 만들었다.

 

'또각, 또각'

 

첫차 시간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자던 친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나왔지만 술에 약했던 민주는 약간의 술에도 정신이 오락가락하였다. 그날따라 플랫폼까지 가는 복도는 더 길게 느껴졌고 양쪽 벽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 같았다.

 

공포스러운 생각을 하며 소름끼치던 민주는 어느덧 카드를 찍고 플랫폼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때 민주에게 어떤 한 여자가 다가왔다.

 

"많이 취하신 모양이네요? 호호...."

 

'남자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이상한 변태를 만나면 어떻게하지라는 걱정을 하던 민주는 같이 지하철을 탈 사람이 생긴 것도 고마운데, 그것도 같은 여자라는 것에 민주는 안심했다. 이 여자가 어쩌면 귀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술에 취하니 금새 잊어버렸다.

 

'ㅇㅇㅇ행 ㅇㅇㅇ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철로 가까이..'

 

곧 막차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어디까지 가세요?"

 

"ㅇㅇㅇ역까지가요.."

 

민주는 여자와 함께 지하철에 올랐다.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칸에는 한 두사람이 있을텐데 하면서 민주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사람이 없네요... 금요일이라 그래도 좀 있을 줄 알았는데요.."

 

"그러게요.. 호호호... 술에 취하셔서 기운이 없으실테니 이거라도 좀 마시세요. 술이 좀 깰 거에요."

 

여자는 아무런 상표가 붙지 않은 갈색 드링크 병을 민주에게 건네주었다. 이미 뚜겅도 한 번 열린듯 뚜껑에 달려있어야 할 고리도 없었다. 수상스럽게게 여긴 민주는 드링크를 기분나쁘지 않게 말하며 거절했다.

 

"전 괜찮아요... 별로 안 마셨으니까요.. 잠시 피곤해서 그런 것 뿐이에요."

 

"그래요? 호호호..."

 

여자는 끝마다 기분나뿐 웃음을 지었는데 민주는 아까부터 짜증났지만 잠자코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시간이 궁금해졌다. 자기가 막차 시간에 맞춰 술자리에서 나온 것은 알고 있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복도가 길게 느껴져 오래걸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핸드백에 손을 집어넣어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 민주는 깜짝놀라고 말았다.

 

 

 

 

 

 

 

 

 

 

 

 

 

 

 

현재 시간은 01:30분이었던 것이다. 그때 민주의 귀로 여자의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다.

 

 

 

 

 

 

 

 

 

 

 

 

 

 

 

 

 

 

 

"나 이래봬도 유명인이에요. 얼마전에 인터넷에 제 사진이 올라왔던데 못 알아보시네요? 호호호호... 나 예쁘죠?"

 

민주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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