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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도시괴담

(도시괴담) 식객

by 세모세모뚱이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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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찬이는 궁중요리를 재연하는 요리 연구가였다. 아직 젊은 그였지만 탄탄한 요리 실력으로 각종 대회의 상을 휩쓸어, 젊은 요리인들 사이에서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거기에 따르는 연예인 부럽지 않는 이목구비로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민찬이의 이름은 한 번 들어봤을 정도였다.

 
이런 민찬이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얼마 뒤에 죽음을 앞둔 대재벌이 자신이 어릴적에 먹었던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의 맛을 잊을 수 없다며 그 맛을 재현하는 요리사에게는 자신재산의 일부를 물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병약한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시며 더이상 그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건강을 되찾아 오늘날의 부를 이루었지만 아련하게 떠오르는 그 음식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그의 머리 속에 남아있었다.
 
평소 이율타산적이고 돈을 밝히던 민찬이에게 이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민찬이는 경쟁자들의 출현을 막을 방법으로 자신이 이 맛을 재연해 보이겠다고 방방곡곡에 떠들었다. 평소 민찬이에 대해 알던 요리인들은 이 대회에 나오기를 자연스럽게 꺼리게 되었고 결국에는 내로라하는 요리인 몇명만이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대회장...
 
재연해야 할 음식은 의외로 간단한 육개장이었다. 5명의 요리인은 자신의 온갖 솜씨를 더해 육개장을 만들었고 민찬이도 육개장을 만들었다. 완성된 육개장은 곧 죽음을 앞둔 대재벌에게 바쳐졌다. 대재벌은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비치지 않았고 결과는 그 대리인으로부터 전해들을 수 있었다.
 
"모두 우리 영예로운 김회장님의 추억속 입맛을 재연하시는 데에는 실패하셨습니다.."
 
민찬이와 다른 요리사는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 분은 그 추억의 입맛을 거의 90퍼센트 이상 가깝게 표현해냈다고 합니다. 회장님께서는 그 분에게 기회를 주어 자기 전속 요리사로 삼아, 죽기전에 그맛을 재연하면 자신의 유산 일부를 물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의 출전한 요리사 모두가 다시 대리인의 입에 집중했다.
 
"그 분은 바로 정민찬씨입니다."
 
이런 일에 익숙한 민찬은 기분은 좋았으나 대놓고 기쁜 척을 하지는 않았다. 겸손한 척을 하면서 대리인의 옆으로 걸어나갔다.
 
"김회장님께서 드셨던 추억의 음식을 재연하는 데에는 실패하였지만, 자비로운 회장님이 기회를 주셔서 음식을 재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램이 앞섭니다. 요리 공부를 하는 저에게 이번 기회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군요."
 
출발은 순조로웠다. 민찬이의 기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각종 스포츠 신문의 메인을 장식했다. 이미 요리계의 연예인이었던 민찬이는 한국의 제이미 올리버, 고든 램지로 통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찬의 막대한 재산이 자신의 손바닥 위로 굴러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찬이의 예상은 빗나갔다. 민찬이는 레시피를 약간씩 바꿔가며 육개장을 만들어냈지만 회장은
 
"처음에 냈던 음식보다 더 형편없잖아!! 이게 우리나라 1등 요리사의 실력이야?!!"
 
민찬이처럼 돈밖에 모르던 회장은 민찬이에게 인격모독까지 해가며 나무랐다. 시간은 지나면 지날수록 회장은 건강 상황은 악화되어 오늘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되었다. 그것도 그런 것이 회장은 의사가 내린 시한부 선고 날짜를 간신히 넘어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찬이는 이 상황을 보고 아는 지인으로부터 독약을 구해 김회장을 독살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그 양을 늘려 서서히 몸을 더욱 악화시키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들어 재산을 독차지 할 속셈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민찬이는 독을 넣은 육개장을 김회장에게 선보였다. 그 육개장을 먹은 김회장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 바로 어머니의 맛이야!!"
 
곧 며칠 뒤 김회장은 숨을 거두었고 민찬이는 재벌의 재산 일부를 물려받아 잘먹고 잘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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