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는 아름다운 미모로 주변에서 유명했다. 길을 걷다보면 종종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으며, 다른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 연예인을 TV로 보아도 자기보다 별로 뛰어나 보이지 않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이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인터넷 홈쇼핑에서 모델 제의가 들어왔다. 특별히 하는 것이 없이 홈쇼핑 측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사진 촬영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일에 비해 급료가 컸기에, 예나는 조금 망설였지만 주변 친구들의 강력 추천으로 모델 일을 해보기로 했다.
예나를 모델로 한 홈쇼핑의 매출은 급상승하였으나, 예나는 팬카페까지 만들어졌고, XX몰 얼짱으로 인터넷에 소문이 났다. 제법 알아보는 사람까지 생겼기 때문에,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예나에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핸드폰 번호로 문자 메시지가 날라오기 시작했다.
‘오늘 입은 검은 원피스는 영 별로야. 넌 노랑이 잘 어울려. 다음에 그거 입지마.’
‘누구지?’
처음에는 누군가가 집 근처 주변에서 자신을 염탐하고 문자로 시비를 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제 피자 먹었나봐 남은 피자가 냉장고에 있던데.. 모델하는 사람이 그런 거 먹으면 안 되잖아.’
“미친 새끼!”
예나는 더이상 참지 못 하고 욕을 뱉었다.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뚜렷한 피해사실도 없고 그를 입증할 증거도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였으며, 유일한 스토킹의 증거인 문자는 발신지가 외국인 번호도 이리저리 통신망을 돌려쓴 거라서 추척이 어렵고 가능하다고 해도 외국과 수사협조를 해야하는 등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될 거라고 하였다.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는 누군가 중에 하나가 혹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였으나 짐작가는 인물은 없었다.
주변에 어떤 놈이 이딴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의심만 늘어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시작했으며 집구석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왜 요즘은 안 나가? 나랑 단 둘이 같이 있고 싶은 거야?’
집 안 모든 불을 끄고 침대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벌벌 떨고 있는 예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놈에게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줄 요량으로 전화를 걸었다.
‘뜨르르응’
외국이 발신지라고 하였는데 이상하게 전화가 걸린다.
곧 예나는 심장이 멎을 충격을 받고 말았다.
자신의 침대 밑에서 벨소리가 나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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