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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마을의 비밀

by 세모세모뚱이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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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갖게 해준다고 소문난 마을이 있었다.

 

무조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마법에 걸린 날 가면 효과가 몇배로 커진다고 한다.

 

여자 쪽 몸도 문제이면 모르겠으나, 남자 쪽이 문제가 있는 경우는 무조건이라고 했다.

 

둘은 겉으로는 관리를 꾸준히 해서 본래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으나, 몸까지 그러하진 않을 것이다.

 

더더욱이 여자는 임신이 가능한 시기가 정해져있으니까 말이다.

 

마흔이 훌쩍 넘어 반백이 가까운 나이에 결혼했고, 아이를 가지기 위해 여러 노력을 거듭하였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지영이와 남편인 수호는 지영의 생리일에 맞춰 휴가를 낸 후 아는 사람만 안다는 용하다는 마을로 향했다.

 

남자야 그렇다치고 지영이의 마음이 더 급했다.

 

사업가이자 일벌레였던 남편을 들들 볶아서라도 여러 노력을 하였지만, 결과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생기지 않자, 둘의 사이도 냉랭해졌다.

 

이제 지푸라기라도 붙잡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둘이 탄 차량이 곧 마을에 당도했다.

 

지나가는 한 남자가 보였다.

 

차창을 내리고 지영이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지영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저기.. 죄송한데요.. 여기 임신 잘 되게 해준다는 곳이 어디었죠?"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등산복 차림의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한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이 길따라 쭉 들어가면 이름없는 숲이 하나 있습니다. 길이 나있진 않은데 사람들이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풀이 누운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다른 곳보다 나무가 없는 너른 터가 나올 것이오."

 

"실례지만.. 제가 거기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아시나요?"

 

"속옷 외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자정 가까운 시각에 가면되오. 단 남편이랑 동행하면 절대 안 되오."

 

미신이라면 질색하던 남편도 듣고만 있다가 더이상 이건 아니라는 듯이 끼어들었다.

 

"당신 미쳤어? 요즘 산에 곰이 돌아다닌다는데 효과도 못 볼 이런 일을 해야겠냐고. 게다가 속옷만 입다니.. 아무리 여름이라도 숲은 밤에 추울 뿐더러 벌레도 얼마나 많은데!"

 

"무슨 짓인들 못 하겠어? 난 지금 누굴 죽여야 한다면 그러고라도 싶은 심정이야."

 

둘은 주변 관광지를 돌면서 밤이 되길 기다렸다.

 

곧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지영의 완고한 뜻에 따라, 남편은 차에 홀로 남게 되었고, 주요부위만 가린 지영이 서서히 숲길을 걸어 들어갔다.

 

길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자주 왔다갔다 했는지 풀이 누워있었다.

 

거의 길이라도 봐도 될 정도로..

 

얼마나 걸어갔을까..

 

곧 남자의 말대로 나무로 둘러싸인 너른 터가 보였다.

 

지영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속옷차림으로 절을 올렸다.

 

'부스럭'

 

절을 올리고 있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가 아닌 것이었다.

 

지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 속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것들이 달빛에 은근히 보였다.

 

짐승의 눈인 것인가..

 

하지만 곧 지영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곧 어두운 숲속에서 뚜렷하게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영은 곧 그것이 마을 초입에서 만난 남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한번도 웃어본 적 없어보였던 남자가 이번에는 양 입 끝이 귀에 닿도록 웃고 있었다.

 

옷은 어디에 두었는지 전라의 남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짐승같은 마을 친구들을 옆에 대동하고 온 것이었다.

 

지영은 왜 이곳에서 여자들이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지영도 곧 임신을 하였고, 귀여운 아이를 낳았다.

 

수호는 즐거워보였으나, 지영은 즐거워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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