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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웃참챌린지

by 세모세모뚱이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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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는 미소를 데리러 학교에 가고 있었다.
 
무능력한 남편과 애는 낳아놓고 가난하고 힘든 일상의 연속이었다.
 
딸인 미소의 미소는 윤해에겐 유일한 진통제였다. 그렇기에 쓰리잡을 뛰는 그 잠깐 사이에도 쉬지 않고 딸을 데리러 가는 것이었다. 윤해는 불행하지 않았다. 미소가 있었기에.. 가난은 좀 불편할 뿐이다. 오늘도 윤해는 미소와 놀아줄 생각에 벌서부터 입가가 씰룩였다.
 
곧 윤해는 학교를 바로 앞 횡단보도 앞에 다다랐다.
 
신호가 바뀌길 기다렸다.
 
"엄마~!!"
 
윤해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리의 발원지는 횡단보도 건너편이었다.
 
익숙한 엄마라는 부름은 반가운 미소의 목소리였다.
 
"미소야! 학교에서 기다리지 왜 나왔어!"
 
윤해도 미소를 보자 반가워 크게 대답했다.
 
그러자 바로 보행자 신호로 바뀌고, 미소가 윤해를 향해 달려온다.
 
"엄마~!"
 
'끼이이이이익~!, 쾅!'
 
"악!!!!!!!!!!!!!!!!!!!!!"
 
"미소야!!!!!!!!!"
 
보행자 신호인데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을 하던 미친 운전자 놈이 미소를 쳐버리고 만 것이다.
 
미소는 다행히 생명은 건졌다. 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긴급히 큰 병원에 실려가 수술을 받게 됐다.
 
힘든 상황에서 유일한 힘이 되어주는 딸인데...
 
윤해는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거의 실신 직전이었다. 가해자 녀석이 수술이 잘 될 거라며 자기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지만 윤해의 귀에는 개소리일 뿐이었다.
 
"미소야!!! 우리 미소 살려내!!"
 
윤해는 절규했다. 윤해의 눈에 외제차를 탄 가해자 녀석은 딱봐도 생각없고 철없는 젊은 놈이 좋은 부모 만나서 잘사는 것처럼 보였다. 저런 개념없는 녀석에게 딸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분노가 솟구쳤다.
 
"어린이 보호구역이잖아요. 속도도 과속인데다가, 보행자 신호도 못 보셨어요? 어쩔 거예요!"
 
"정말 죄송합니다. 합의금은 달라는대로 드릴테니 제발 선처되게 도와주십쇼!"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아요? 당신 같은 사람들은 정말! 돈으로 우리 딸 살릴 수 있어?! 있냐고!"
 
윤해의 말이 끝나지가 않았는데, 사고를 낸 젊은 남자가 누군가와 통화를 시작했다.
 
"엄마, 지금 급해.. 얼마든 상관없어..... 어떻게 좀 해봐.."
 
통화가 길어졌다.
 
"아니, 죽진 않았어. 죽으면 더 돈이 비싸진다고? 현금이 없긴 뭐가 없어. 곧 강남 쪽 빌딩에서 월세 들어오는 날이잖아."
 
윤해는 통화를 조용히 들었다. 젊은 녀석이 합의금 때문에 엄마랑 통화해서 교통사고를 무마해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유미소 보호자님이십니까?"
 
"네, 저예요!"
 
방금 수술실에서 나온 남자 의사 하나가 윤해를 급히 찾았다. 의사의 얼굴은 땀에 젖어있었다. 의사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슬픔이 가득한 표정으로 윤해에게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듯했다. 망설임이 필요한지 쉽사리 입을 못 뗀다.
 
"면목없습니다.. 최대한 노력했지만.. 미소양은.."
 
윤해는 직감으로 눈치를 챘다.

 

근데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이 거지같은 삶에도 볕이 들 수도 있어보이니까...
 
"흑흑.. 말씀하지 않으셔도 알아요.. 됐어요.."
 
절규를 하던 윤해는 넋이 나간 듯 눈이 풀려버렸다. 그리고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겠는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돌렸다.
 
그때 윤해는 알았다. 왜 많은 사람들이 웃음참기 도전에서 실패하는지를..
 
'큰일날뻔했네..'
 
윤해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다행히 아무도 못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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