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유치원에서 생긴 일 3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24.
728x90
SMALL

지윤이네 유치원에 민희라는 아이가 들어왔다.

 

아이는 남달리 흰 피부에 이목구비도 예뻤다. 마치 외국 아이 같았다.

 

민희는 글과 그림에 솜씨가 있었다.

 

하루는 동시를 짓는 시간이 있었는데, 즉석해서 지은 시가 아이의 수준이라고 보이진 않았다.

 

그림 실력도 마찬가지였다.

 

지윤이는 다른 아이들이 기분 나빠할까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민희의 그림 실력은 다른 아이들의 수준과는 격이 달랐다.

 

지윤이는 다음에 민희의 어머님이나 아버님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 생각마저 들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매일 그림일기를 쓰는 숙제가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숙제를 잘 해오면 다행이고 잘 해오지도 않았을뿐더러 내용도 굉장히 단순했다.

 

민희는 그림일기 숙제를 하루도 빠짐없이 했고, 내용도 매번 달랐다.

 

어느덧 지윤이는 민희의 그림일기를 보는 재미에 빠졌다.

-------------------------------------------------------------------------------------------------------------------

제목: 꽃밭

내용

마당 텃밭에서 키우던 꽃이 잘 자라지 않아, 속상하다.

물을 주고 정성들여 가꿔주는데 속이 상하다.

매일 우리집을 찾아오는 나비, 도랑이, 껌댕이에게 근사한 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슬프다.

아빠는 나비, 도랑이, 껌댕이가 보기 싫다고 하신다.

먹이도 못 주게 하신다.

아빠한테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자고 했지만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집에서 혼자 있기는 너무 심심하다.

-------------------------------------------------------------------------------------------------------------------

-------------------------------------------------------------------------------------------------------------------

제목: 꽃이 피다

내용

드디어 꽃이 폈다.

아빠가 꽃이 피지 않는 이유는 비료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유치원에 가면 아빠가 흙 속에 비료를 넣겠다고 하더니..

그게 드디어 효과를 발휘한 모양이다.

나비, 도랑이, 껌댕이에게 얼른 보여주고 싶은데..

오늘 셋 중 아무도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나보다.

꽃이 폈는데 보여줄 친구가 없어서 속상하다.

-------------------------------------------------------------------------------------------------------------------

 

지윤이는 민희가 걱정되었지만, 일단은 기분이 좋은 듯해서 더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하였다.

 

모르는 것이 약일뿐더러..

 

그렇게까지 유치원 선생님이 애정가는 직업은 아니었으니까..

 

 

728x90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