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강아지 2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24.
728x90
SMALL

친구인 솔희가 남자친구와 일본에 놀러갔다.

 

며칠 전이었다. 솔희에게 전화가 왔다.

 

"유라야. 나 남친이랑 일본 가."

 

"진짜? 선물 잊지 마라."

 

"당연하지.. 후후훗.. 유라야. 근데 부탁이.."

 

"그럼 그렇지.. 뭔데 그래."

 

친구의 부탁은 좀 난처한 부탁이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간만 자기가 키우는 강아지인 띠로리를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그럼 나는 금요일에 집에서 노니?"

 

"하루만 휴가 써라.. 부탁이야.. 대신 선물은 빵빵하게 챙겨줄게.. 응?"

 

결국 나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치 못하고 수락했다. 마침 회사는 바쁜 시기가 지나서 굳이 휴가를 써도 상관은 없었다.

 

난 목요일 저녁에 솔희를 만나서 띠로리를 받았다.

 

"잘 부탁해.. 또 다른 부탁이 있어."

 

"참 부탁도 많다. 누가 들으면 명품백이라도 줄줄?"

 

"기대해.. 후후훗.. 우리 띠로리는 아무거나 먹이면 안 돼. 이것밖에 안 먹거든.."

 

"이게 뭐야?"

 

"생고기야."

 

검은 봉지에는 고기가 담겨 있었다. 2박 3일치라서 꽤 양이 많았다.

 

"아니, 내 꺼는?"

 

"후후훗.. 선물은 일본 갔다와서? 후후훗."

 

"그런데 생으로 먹이면 기생충 생기는 거 아니야?"

 

"걱정말고 그냥 먹이기만 하면 돼.."

 

이렇게 말하고는 그냥 가버렸다. 이 고기는 강아지만 먹일 수 있는 부위라며 신신당부를 하고선..

 

'멍멍, 멍멍'

 

귀엽다.

 

순혈견은 아닌 듯했지만, 시고르자브 종의 귀여움이 느껴진다. 아직 다 자라지도 않아서 품안에 쏙 들어오는 게 2박 3일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얼른 띠로리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띠로리는 배가 고팠는지 집에 들어올 때부터 솔희가 건내 준 검은 봉지에만 관심을 보였다. 얼른 밥을 달라는 듯 나의 심장 폭행 애교를 시전했다.

 

"아이 참.. 알았어. 알았다니까. 이 나쁜 녀석!"

 

난 띠로리의 애교에 넘어가고 말았다.

 

난 띠로리에게 소분한 고기를 주었다. 그런데 띠로리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계속 짖으며 밥을 달라고 졸라댔다.

 

"응, 절대 안 돼!"

 

안 된다고 하자, 띠로리는 이번에는 꼬리 흔들기 애교로 내 마음을 녹여버리고 말았다.

 

"조금만이다.."

 

그렇게 토요일 오후가 되었다.

 

이미 난 띠로리의 애교에 홀랑 넘어가 솔희가 준 고기를 다 주고 말았다. 띠로리는 그것도 모르고 또 귀여운 행동을 했다.

 

"없어. 없다니까. 아이 참.. 너는 정말 먹고 싸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니?"

 

'멍, 멍!'

 

나는 할 수 없이 근처 마트에 가서 고기를 사왔다.

 

"자, 여기 밥있다."

 

나는 돼지고기는 걱정돼서 나름 지방없는 소고기 살코기만 사와서 띠로리에게 주었다. 하지만 띠로리의 반응은 그닥이었다. 입에도 대지 않았다.

 

'멍! 멍!'

 

"아니 없다니까. 아니, 얘가 정말..."

 

띠로리는 내 손을 핥았다. 간지러운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꺄악!!!!!!!!!!!"

 

띠로리가 내 손가락 하나를 뜯고는 잘근잘근 씹어댄다.

 

나는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잃어갔다.

 

그제서야 알았다.

 

솔희가 띠로리를 어떻게 키웠는지..

 

그리고 왜 내가 준 고기를 먹지 않았는지..

 

 

 

 

728x90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