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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이21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유치원에서 생긴 일 3 지윤이네 유치원에 민희라는 아이가 들어왔다. 아이는 남달리 흰 피부에 이목구비도 예뻤다. 마치 외국 아이 같았다. 민희는 글과 그림에 솜씨가 있었다. 하루는 동시를 짓는 시간이 있었는데, 즉석해서 지은 시가 아이의 수준이라고 보이진 않았다. 그림 실력도 마찬가지였다. 지윤이는 다른 아이들이 기분 나빠할까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민희의 그림 실력은 다른 아이들의 수준과는 격이 달랐다. 지윤이는 다음에 민희의 어머님이나 아버님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 생각마저 들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매일 그림일기를 쓰는 숙제가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숙제를 잘 해오면 다행이고 잘 해오지도 않았을뿐더러 내용도 굉장히 단순했다. 민희는 그림일기 숙제를 하루도 빠짐없이 했고, 내용도 매번.. 2023. 10. 24.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편식 준수는 고민이다. 아들인 영호의 편식 때문이다. 올해 7살이 된 영호는 점점 먹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뭣 모르고 주는대로 그나마 먹었지만, 이제는 주는 것도 안 먹는다. 그나마 먹는 거라고 우유에 초코가루를 섞어주었을 때나 조금 마시고는 끝이다. 준수는 이런 영호가 영양실조에 걸려 제대로 크지 못할 거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준수의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아내는 해외출장을 간 상태라서 혼자 영호를 봐야했던 준수는 장례식장을 혼자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준수는 영호를 데리고 친구의 장례 식장에 가게 되었다. 준수는 끼니도 때우지 못하고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기 위해 달려왔다. 어느 정도 눈물을 흘리고 마음이 가라앉히자 허기가 졌다. 장례식장에서 주.. 2023. 10. 19.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동심 지영이는 갓 초등학생이 된 율리라는 딸을 두고 있다. 다짜고짜 학교갔다 온 율리는 지영이에게 와서 불평을 해댔다. "엄마. 원래 학교에서는 똥싸면 안 되는 거야?" "그런 게 어딨어. 사람은 먹으면 똥을 싸게 됐는데. 누가 놀리니?" "애들이 들어가서 오랫동안 안 나오면 똥싸는 걸로 생각하고 자꾸 위로 올라와서 보려고 그러잖아." 지영은 자신의 초등학생 시절이 똑같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다. "요즘 애들도 그러니? 그런데 그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나중에 율리도 크면 지금 일을 웃으면서 생각하게 될 거야." "아, 그래서 어른인 선생님은 부끄러움이 없으신 거구나.." "왜 그래, 율리야? 선생님은 선생님만 쓸 수 있는 특별한 화장실을 쓰실텐데?" "아니, 저번에 나랑 예진이가 학교 끝나고 집에 안 .. 2023. 10. 17.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친절한 아이 순미는 몸이 불편했다. 선천적인 기형으로 걸을 수가 없었다. 몸도 약해서 병원을 가는 일이 잦다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그런 순미를 누구보다 잘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다. 바로 소민이라는 아이였다. 소민이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속을 알 수 없다며 차갑다는 말을 듣는 아이였지만,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 말은 잘 들어서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아이였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지만 소민이는 공부를 제쳐두고라도 순미가 힘들어보일 때 적재적소에 나타나서 항상 큰 도움을 주었다. 선생님들은 소민이를 어여쁘게 여겨 순미를 돕는 소민이에게 지역사회를 동원해서 봉사시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고, 미담은 또 소문이 나서 각종 매체에서 취재를 하러 오는 수준이었다. 순미는 그런 소민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 2023.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