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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23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밀회 경비인 철근이는 숙직을 서며, 사내 순찰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4층에 내렸을 때, 어둠 속 어딘가에서 야릇한 소리가 들려왔다. 발원지는 남자화장실로 보였다. “남자화장실인데 왜 여자 신음소리가 나는 걸까?” 철근이는 남자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가 나는 곳은 변소 끝 칸이었다. “누구 계십니까? 얼른 나가주세요. 건물폐쇄했습니다!“ 하지만 여자의 신음소리만 멈추지 않았다. “조금만요. 곧 끝나요!” 신음소리 너머로 뭔가 조금이면 끝난다는 남자의 목소리가 애절했다. 철근이는 야릇한 상상을 하며, 소리 뿐이었지만 호기심에 자극받았다. 철민이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변소의 아래를 몸을 숙여보았다.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다리와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다리, 격렬하게 움직이는 다리 두쌍이 보였다. ”아무리 .. 2023. 9. 22.
(기묘한이야기) 성형외과 영숙이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는데, 특히 납작하고 넓적한 코가 싫었다. "영숙아, 넌 코만 고치면 진짜 연예인인데 너무 아까워.." 이런 소리도 이제 지긋지긋했다. 영숙이는 주변에 성형으로 미모를 얻은 지인을 설득하여, 나만 알고 싶은 성형외과를 알아냈다.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 언니만 알아야 된다고." "당연하지. 내가 뭐하러 말해." 영숙이는 겨우겨우 얻어낸 위치 정보를 토대로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병원이라기 보다는 소위말하는 야매업소 같았으나, 그나마 벽에 의사면허가 걸려있어 안심은 되었다. 병원 원장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늙어보이는 할머니였다. 엄청난 주름이 보통 세월의 흔적은 아님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만큼 오랜 경력이 실력을 증명해줄 것이라며 영숙.. 2023. 9. 22.
(도시괴담) 메멘토 명석이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 오후였지만, 명석이는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이제 들어가는 게 어떻겠니? 제법 바람이 차구나. 감기가 더 심해질라.." "조금만 더, 엄마."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오후가 명석이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석이는 어려서부터 다리를 쓸 수 없었다. 다리 발달이 완벽하지가 않아, 선척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몸이었다. 휠체어는 명석이에게는 다리이자 가족이었다. 늦은 나이에 명석이를 어렵게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석이의 두다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의학은 물론이고, 미신까지도 의지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이름난 명의도, 용하고도 소문난 무당.. 2023. 9. 19.
(기묘한이야기) 디스토피아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과거의 수준은 아득히 넘어설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간은 더이상 수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영원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더이상 육체가 주는 물리적이고 생물한적인 한계를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왜냐면.. 인간은 영혼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영혼으로서 존재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무한히..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 "TV에서 뭘하는 거야? 지금 무슨 발표야?" "글쎄.. 예전부터 시끄럽던 영혼 추출이 성공했다나 뭐라나.. 이제 영혼이라는 것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무맹랑한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존재로서 당당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지." "난 저게 좀 이상해.. 본디 인간이 영혼을 지닌 것이라면 그.. 202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