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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그녀의 취향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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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친구였던 은미와 미나가 저녁을 먹게 되었다.

 

약속을 먼저 잡자고 한 것은 은미였다.

 

은미는 결혼을 앞두었기에 청첩장도 주고 친목도 나눌겸 미나와 만나자고 하였던 것이다.

 

둘은 간단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얘기를 나눴다.

 

전문직에서 종사하며 화려한 골드미스였던 둘 중에 은미가 먼저 결혼식을 하게 된만큼 회포를 풀 것들도 많았다.

 

여러 주제의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미나야, 너는 결혼 안 할 거니? 이제 우리 나이도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잖아. 집안에서 뭐라고 안 해? 너가 의사나 되니까 남자 그냥 골라서 하면 되잖아. 너가 버는데 굳이 잘난 남자 만날 필요있어?"

 

"말은 쉽지.. 나도 의사씩 되면 남자 골라서 결혼할 줄 알았어.. 나는 가급적이면 돈은 내가 벌테니까 내조하는 남편 구하고 싶었거든.. 근데 생각보다 나한테 맞는 사람 찾기가 쉽지가 않아..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 나도 하고야 싶어.."

 

"내가 소개해줄까? 이번에 새로들어온 임원 중에 괜찮은 남자애가 있거든.. 어때?"

 

"아니야.. 이미 썸타는 사람이 있긴 한데.."

 

"오, 정말? 누군데? 뭐하는 사람인데.. 어떤 사람이고..?"

 

"너도 참.. 하나씩만 물어봐."

 

미나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망설이는 듯 하다가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사진 하나를 은미에게 보여주었다.

 

그건 썸을 타고 있다는 남자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본 은미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잊고 환호를 질렀다.

 

"어머.. 야! 연예인이야? 이런 남자가 너가 좋대? 좋다고 할 때 얼른 안 잡고 뭐해?"

 

"후훗.. 날 무지 좋아해주긴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안 맞아... 참 지금도 톡이 오네.. 후훗.."

 

"혹시.. 속궁합 말하는 거니?"

 

은미는 미나의 속을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나는 과묵한 남자가 좋아.. 마네킹처럼 아무말도 안 할수록 더욱 더.. 심지어 이렇게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듯이 10분마다 톡하는 것도 솔직히 거슬려.. 나는 그냥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 좋아..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고.."

 

"응?"

 

은미는 미나의 취향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 나무처럼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라니..

 

"그리고 항상 나한테 의지했으면 좋겠어.. 내가 좀 버니까.. 꼼짝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그냥 하루종일 누워만 있어도 되니까.. 가만히 있으면서 내가 잘 때는 옆에 있어주고... 내가 외출하면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나만 기다리고 말이야."

 

"흠.. 미나야.. 그럴 사람이 있을까? 정말 까다롭다.. 너 평생 결혼 못 하는 거 아니야?"

 

"걱정마.. 얼마뒤면 내가 보여줬던 이 남자애가 나의 취향에 딱 맞게 될 거 같거든.. 후후후훗..."

 

 

그러고 나서 얼마 뒤..

 

미나에게서 그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연락이 왔다. 이제 자기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에 딱 맞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은미는 알고 있었다.

 

그 남자가 모든 조건에 들어맞게 되는 순간 그 연애는 오래가지 못 하리라는 것을.. 그리고 또 미나는 새로운 남자를 찾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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