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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실종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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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형사인 민호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

 

과학수사 기술이 발전해서 현재 미제사건은 거의 없다고 봐도 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는데, 갑자기 이런 과학수사를 비웃는 실종사건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오, 또 실종이야."

 

"이번에 실종자 인적사항은?"

 

"이름 김도형, 나이는 서른 여덟... 직업은.. 검사네?"

 

"검사라고?, 다른 특별한 건 없어?"

 

"이 사람.. 불치병이 있긴 한데.. 지금 의학기술로 완치는 안 된다고 하거든? 근데 꾸준이 약만 먹으면 먹고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데..? 뭐지?"

 

민호의 머릿속을 스치는 하나가 있었다. 바로 최근에 사라진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느껴지는 것.

 

그건 바로 다들 전문직 종사자이며, 몸 어딘가가 불편한 곳이 있다는 것..

 

다들 어딘가가 적게부터 심하게까지 아픈 사람들이었다.

 

 

이 공통점이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줄까? 왜 자꾸 실종이 되는 것일까?

 

그것도 단서도 거의 남기지 않고 말이다.

 

언론에서는 최근에 전문직 종사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 실종을 단 한 건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찰을 지탄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수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나는 민호의 얼굴이 어두운 것도 당연했다.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하였고, 과거에 풀리지 않던 미제사건도 해결한 그였다. 언론은 이 잘난 남자에게 주목하며, 각종 강력범죄에 있어서는 항상 전문가로 섭외되었다.

 

이 잘난 사람이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강력범죄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어보던 기자들이 "경찰이 이렇게 지지부진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취재를 요청해댔다.

 

민호는 답답했다.

 

속이 끓던 민호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민호는 친한 동료 몇과 주점을 향했다.

 

"영문을 모르겠다. 이 말이야.. 과장님도 쪼아대지.. 청장님도 이젠 가만히 안 있으실 거 같고.. 어쩌냐...?"

 

"야! 너 같이 잘난 놈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아냐? 괜히 네놈이 잘나니까 관심도 이쪽으로만 쏠리잖아. 그렇게 잘난 새끼가 갑자기 왜 요즘에는 아무것도 못 하실까.."

 

"나도 몰라, 이 자식아."

 

민호는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벌여 거나하게 취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집안에 다 와서 누군가의 급습을 받았다.

 

"악!!!!!!!!!!!!"

 

"후후훗... 미안하게 생각은 하는데.. 너같아도 이랬을 거야..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뭐 날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너니까.. 지금은 빡치고 날 죽이고 싶겠지만 이제 곧 나에게 고마워 할 날이 올 거다. 하하하하하!!"

 

괴한은 민호를 비웃고는 사라져버렸다. 무엇보다 괴한을 쫓을 다리가 없으니,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민호는 느닷없이 순식간에 괴한에게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발견되고 응급실로 이송되어, 바로 구조가 되긴 했다.

 

잃은 팔, 다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돼, 곧바로 로봇 팔과 다리를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되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오리무중이다.

 

오랜 병가 끝에 새로운 팔과 다리가 어색해서 적응도 안 되는 판에 주변에서는 자꾸 민호에게 이것저것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네.. 얼굴도 못 봤나? 내가 볼 때는 요즘 발생하는 사건과 아주 관련이 높아보이는 걸?"

 

"죄송합니다. 급습을 당한지라 전혀 파악이 안 됩니다."

 

"아쉽군.."

 

사실 민호는 범인을 못 본 것이 아니다. 제대로 보았다. 하지만 이 얘기를 했다가는 미친놈으로 찍힐까봐 말을 못 하는 것일 뿐이었다.

 

지금 민호를 힘들 게 하는 것은 무력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수치와 분노가 아니라, 그날의 믿기지 않는 사건 전말이었다.

 

 

그날 민호를 급습한 건 바로 민호였다. 이상한 것은 지금의 자기 모습처럼 빼앗긴 왼팔과 오른다리 쪽에 무언가 기계같은 팔, 다리를 하고 있었다는 부분이었다.

 

민호는 이 일을 겪고 나서부터 말이 없어지고, 음침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날의 일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던 어느날 민호의 시선을 뺐는 기사 하나가 나왔고, 민호는 모든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게 되었다.

 

'타임머신 개발 완료. 고가의 사용료로 상용화는 요원.'

 

기사를 본 민호는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장기간의 휴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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