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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팬클럽

by 세모세모뚱이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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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위치한 모 여고에서 유명한 단짝 5명이 있었다. 이들은 서로 생긴 것도 비슷비슷하였으며 취향도 비슷했다. 그래서 다섯명이서 항상 붙어다녔다.

 
이 소녀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해서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왔는데, 중에는 같은 유치원을 다니던 아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어느새 십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어느덧 서로가 비슷해져 있었다. 어느새 얼굴도 쌍둥이에 가까워질만큼 닮았다.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같은 취향을 가져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은 다섯이 정말로 닮았다.
 
각각 미나, 윤정, 세미, 은희 그리고 아연, 이렇게 5명이었다. 어느날 아연이가 돈까스를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자 나머지 넷도 서로 돈까스를 먹고 싶었다고 하면서 아연이의 의견에 공감하여 단체로 돈까스를 먹으러 갔다. 하지만 그 중 세미는 솔직히 속이 좋지 않았다. 전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야참거리로 시장에서 아무렇게나 사오신 왕만두를 맛있게 먹다가 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미는 참고 맛있게 먹었다.
 
또 어느날이었다. 미나가 어떤 가수의 팬클럽에 가입을 하였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은희는 나머지 셋보다도 먼저 팬클럽 카페에 들어가 가입을 하였다.
 
은희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소녀팬을 이끌 정도의 가수라면 어느 정도 이름난 가수여야 하는데 전혀 들어본 적는 이름이었고 회원수도 10명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노래도 정식 발매가 아닌 녹음을 해서 올렸는지 잡음이 잔뜩 섞인 것이었다. 노래 실력도 허접했다. 공중파에서는 본 적도 없으며 공중파가 아니라도 들어본 적도 없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도 카페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었다. 은희는 뭔가 이상했지만 나머지 애들도 가입을 하자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
 
어느 날이었다. 팬카페에서 정모 날짜가 잡혀있었다. 윤정이는 집에 제사가 있었지만 새벽에 도망치듯 나와서 미나네 집으로 가 시간을 보내고 정모 장소로 모였다. 별로 가고 싶진 않았다.
 
정모 장소로 나온 사람은 고작 자기들 다섯이었다. 윤정이는 자기와 그 가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 동일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약속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미나가 처음 좋아한다고 소문냈던 그 남자 가수가 왔다. 실물을 보니 훈훈하긴 했지만 잘생기진 않았다. 그냥 길거리에서 보면 '저 남자 좀 생겼네'하고 생각만 할 뿐 뭔가 꼭 사귀어야 한다거나 다시 보고 싶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평범함에 가까웠으니깐.. 윤정이는 미나의 취향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피니트나 비스트 같은 가수들도 있는데 저런 떨거지같은 새끼를 좋아하다니... 어찌됐든, 정모 때에 오빠와 아이들은 식사를 나누고 폰 번호를 교환한 뒤 헤어졌다.
 
그로부터 몇달뒤 미나는 친구들에게 자기의 생리가 나오지 않음을 고백했다. 얼마전에 가수 오빠와 이런저런 관계를 맺었음도 실토했다. 곧 결혼식을 올리고 고등학교는 자퇴 할 생각이란다. 윤정이는 미나가 뭔가 사기를 당하는 것 같아 충고를 해주고 싶었지만 미나의 기쁨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다른 아이들의 미소를 보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얘들아,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오빠의 아이를 내가 가진 거잖아? 너희들도 오빠 좋아하지?"
 
"으응..."
 
윤정이는 자신없이 대답했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대답했다.
 
"다행이다, 역시 우리는 남자 보는 눈도 같구나. 호호홋..."
 
미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윤정이는 솔직히 미나가 좋아하는 남자가수가 자기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말했다간 그룹내에서 쫓겨날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어느날 자고 있던 윤정이는 카톡메시지를 받았다. 미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윤정아, 나지금 니네집앞 공원임. 나오셈 ㅋㅋ 아 밖에 개춥당 빨리 나왕ㅋ 나오면 나 바로 보임.'
 
'알게써. 기둘..'
 
윤정이는 집 밖에 위치한 공원으로 나왔다. 사람없는 공원은 쓸쓸했다.
 
"어딨어? 나오면 바로 있다고 해놓고선..."
 
그때 윤정이는 자신의 옆구리를 뭔가 날카롭고 차가운 것이 파고듦을 느꼈다. 그리고는 그 사이로 뜨거운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어두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윤정이는 그 액체의 색이 빨간색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어이없게 당한 윤정이는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리고는 뒤에서 미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건 다 같아도 오빠 만큼은 안돼. 너를 마지막으로 오빠는 완전한 내 것이 되었어. 그럼 바이.. 크크큭.."
 
눈을 감은 윤정이는 영원히 눈을 뜨지 못했다.
 
 
곧 며칠뒤 모 여고에서 4명의 소녀가 자기 집 주위에서 죽고, 1명의 임신 중인 소녀가 토막살해된 채 야산에 흩어져 있음을 경찰이 발견하였다. 경찰은 소녀 뱃속 아이의 아버지가 범인일 것이라고 여겼지만 아무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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