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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하나, 둘

by 세모세모뚱이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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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초등학생 미나는 북한과 맞 닿아있는 시골에 사는 할머니 댁으로 방학동안 내려오게 되었다. 다른 아이들이란 컴퓨터 게임에 하루 종일 매달리거나 학원에 다니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남다른 교육관을 가진 미나의 부모님은 미나를 시골 할머니댁으로 보냄으로 자연과 접하며 스스로 공부 할 시간을 마련해준 것이다.

 
활발한 성격의 미나는 할머니를 잘 따랐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래서 시골에 내려간 처음 며칠 동안은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식도락을 하고 곤충을 채집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할머니께서 농사준비로 바빠지면서 미나는 혼자 놀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를 기다리며 방학숙제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미나는 점점 지루해지고 나가서 놀고 싶어졌다.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게 성숙한 미나였지만 아이는 아이였다.
 
어느날 미나는 새로운 친구라도 사귀어 볼 요량으로 집밖으로 나가 싸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마을 안쪽까지 간 미나는 혼자서 개미굴에 물을 부으며 깔깔거리는 한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저기... 안녕?"
 
"그래, 안녕?"
 
"그렇게 개미를 괴롭히면 개미들이 불쌍하잖아.."
 
"별로.."
 
미나는 여자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같이 놀 사람이 없으니 붙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자아이는 고양이를 잡아다가 개울물에 얼굴을 쳐박았다가 꺼내기를 반복하며 고양이를 죽이려고까지 했다.
 
"그만둬. 고양이가 불쌍하지도 않아?"
 
미나가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자 여자아이는 순간 얼굴 표정을 찡그렸지만 곧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는 미나에게 작게 속삭였다.
 
"너, 미나라고 했지? 내가 재밌는 것 보여줄테니깐 따라와봐."
 
"그래..."
 
" 그런데 눈을 감고 따라와야 돼."
 
여자아이는 자신의 머리리본을 풀러서는 미나의 눈을 가려서 묶은 후 어디론가 자꾸 미나를 끌고 갔다. 실눈이라도 떠서 밖이 어디인지 미나는 보고 싶었지만 까만 리본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여자아이는 미나를 오랫동안 끌고 갔다. 그렇게 30분이 흘렀을까? 미나는 지쳐서 더이상 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 너무 힘들어."
 
"그래, 이제 거기 서있어봐. 두 팔을 벌리고 말이야."
 
"이렇게?"
 
미나는 여자아이의 말대로 양팔을 벌리고 섰다.
 
"그래, 몸을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올리고 앞으로 2발자국만 가봐."
 
미나는 여자아이의 지시에 따랐다.
 
"됐니?"
 
"아니, 내가 그만 할 때까지 가봐. 하나... 두울... 세엣... 이제 됐어."
 
"이제 이 끈 풀러도 돼?"
 
"응.."
 
미나가 리본을 풀었다. 미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풀과 나무 밖에 없는 낯선 곳이었다. 두려워진 미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철창살로 막혀있어 돌아갈 수가 없었다. 미나는 자신을 대기고 온 여자아이와 철창살을 가운데로 마주보게 되었다.
 
"어떻게 날 여기안에 넣은 거야? 빨리 꺼내줘!!"
 
"그러니깐, 아까부터 왜 귀찮게 하니? 난 갈게. 후훗..."
 
"으앙!!!!!!"
 
여자아이는 저만치 사라졌다. 미나는 혼자 남게 되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뒤 숲에는 총성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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