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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가문의 유산

by 세모세모뚱이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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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지도가 있다. 이 지도가 언제 만들어진 건지 누가 만든 건지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집안 어른들에게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말이 보물지도였고 실제로 이게 보물이 표시된 지도인지, 쓰레기가 매립지를 표시한 지도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살기가 힘들고 바빠 이 장난감도 안 되는 지도가 실제 장소인지 생각조차 안 해봤으며, 그저 우리 3형제의 장난감으로 쓰였다.
 
이 장난감도 안 되는 지도를 빼곤 존경할 거 없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우리 3형제에게 물려준 것이라고는 당뇨, 고혈압 같은 유전병과 보증으로 인한 빚이었다. 그외에 더하자면 조금 준수한 외모였다.
 
할아버지는 가진 것은 정말 헌칠한 외모 뿐이었다. 빈털털이었으며, 걸핏하면 술을 마시고 할머니에게 돈을 요구하였다. 돈을 주지 않을 경우에는 집안의 집기들이 날라다니면서 깨지고 부숴지기 일수였다. 그 뒤에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맞아서 내지르는 비명이 자주 들려오곤 하였다. 뿐만아니라 동네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지며 며칠씩 길게는 몇달씩 사라지곤 하며 할머니의 속을 썩였다.
 
그러다가 말년에는 당뇨, 고혈압, 간암 등의 술병으로 인해 고생만하다가 돌아가셨다.
 
제버릇 개주지 못하듯 아버지도 할아버지를 닮았다. 매번 어머니의 속을 썩여 눈물로 밤을 지새던 어머니는 결국 우리를 버리고 집을 나가고 말았다. 거기에 더해 우리 3형제에게도 자주 손찌검까지 하였다. 첫째 형은 이런 아버지가 싫다며 집을 나갔고 둘째형과 나만 아버지가 없는 집을 지키며 먹고 살기 위해 아둥바둥해야했다.
 
결국 술과 여자,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병을 얻으신 아버지는 집으로 들어와 아무 거동도 하지 못하고 몸져누웠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우리에게 못해주고 물려줄 것이 없는 것이 미안하셨는지, 죽음을 앞두시고는 그 보물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지도는 보물이 표시된 지도다. 나중에 너희가 어른이 되면 꼭 셋이 함께 모여서 그 지도에 있는 장소에 가서 땅을 파서 보물을 찾거라. 내가 남겨줄 거라곤 그것밖에 없구나."
 
우리 3형제는 아버지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기에 이 지도에 대한 걸 흘려듣고 넘겼다.
 
시간이 지나고 콩가루 집구석이었음에도 우리 3형제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수성가했다. 첫째형은 의사로, 둘째형은 소문난 맛집 사장님으로 나는 대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최연수 교수가 된 것이다.
 
이렇게 각자 서로 분야에서 성공한 형제는 오래토록 얼굴도 보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불쑥 큰형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우애를 나눌 겸 만나자는 약속을 잡게 됐다.
 
3형제는 제각기 자기 분야의 이야기를 했고 어린시절의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보물지도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우리 그 보물지도 말이야... 아버지가 우리에게 해준 것이 없어서 돌아가시면서 말씀하신 거 같은데 말이야. 한번 찾아보지 않을래?"
 
"형, 우리 다 아쉬울 거 없잖아. 굳이 그런 고생을 사서 하려고?"
 
"장난이라도 재미로 말이지. 설마 알아? 굉장한 보물이 나올지."
 
"재밌겠는데?"
 
첫째 형이 먼저 운을 띄었고, 둘째 형이 동의를 하며 보물찾기 계획이 만들어졌다. 지도는 굉장히 단순하게 그려져 있었지만, 위치를 파악할 정도는 되었다. 우리는 주말에 보물을 찾기 위한 갖가지 도구 등을 준비하였고 보물이 표시된 곳으로 향했다.
 
지도 상에 표시된 위치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고 우리 3형제는 삽을 대고 파기 시작했다.
 
드디어 무언가가 보였다.
 
 
 
 
 
 
 
 
 
 
 
 
 
 
 
 
 
 
 
 
 
 
 
 
 
 
 
 
 
 
쾅~!
 
다음날 신문에는 기사가 떴다.
 
[땅파던 3형제 한국전쟁 때 묻힌 걸로 추정된 지뢰매설지를 건드려 전원 사망, 땅 파던 이유는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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