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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다이어트 2

by 세모세모뚱이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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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에 우리 반에 정윤지라는 새로운 아이가 전학을 왔다. 아이는 큰 눈에 흰 피부를 가진 예쁜 아이였고 공부도 곧 잘 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윤지는 남학생들에게 만인의 연인같은 존재가 되었다. 연인들의 날인 화이트데이나 빼빼로데이같은 날이면 윤지의 책상은 공부하는 책상인지 마트 진열대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윤지는 연예인 모씨를 닮은 얼굴로 예쁠 뿐만아니라 성격까지 좋아 윤지를 시샘하고 질투를 하던 아이들도 곧 윤지를 따르고 좋아하게 되었다. 윤지는 얼굴도 아름다웠지만 몸매 또한 아름다웠는데 특히 다리나 허리의 곡선이 아름다웠다.

"윤지 진짜 마르지 않았니?"

"너무 마른 거 아니야?"

"요즘 마른 몸매가 대세인 거 모르니? 저번에 영미가 그러는데 길에서 윤지랑 가는데 연예인 기획서에서 명함까지 나눠줬다더라."

"어머 진짜? 그래서 윤지가 연예인 한다고 했다니?"

아이들은 저마다 윤지의 몸매를 부러워했다. 윤지는 언제나 여자아이들이나 남자아이들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였다. 윤지는 스스로 그런 점을 오래전에 눈치챈 것 같았지만 내가 보기엔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예쁜 친구를 둬서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반년을 지내다보니 윤지에게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그것은 윤지가 여름에도 반팔을 입지 않고 긴 남방을 입고 다니고 항상 검은 스타킹을 신고다닌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점심이나 저녁을 거의 먹는 일이 없었다.

"윤지야, 덥지 않니?"

"아니, 별로.."

윤지는 더운 여름에도 스타킹을 신고 긴 팔을 입고 다녔는데 학교에서는 윤지의 교복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 윤지에 대해 수군거렸지만 쓸 데 없는 잡담일 뿐이었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수학여행에 가게 되었다. 제비뽑기로 나는 윤지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도착하자 아이들은 숙소에서 잠깐 쉬고 점심시간을 갖게 되었다.

"윤지야, 밥먹을 거니깐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

"난 생각없어."

윤지는 그런 말을 하더니 곧 나가버렸다.

"윤지 또 밥 안먹는 거야? 배도 안 고픈가?"

"야, 우리 윤지가 뭐하는지 보자."

아이들은 윤지에 대한 궁금증에 몰래 염탐을 하기로 했다. 곧 윤지는 밖에서 돌아왔다. 윤지는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점심을 괜히 굶었다며 후회를 했다. 점심시간후 아이들은 단체로 게임을 하는 등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보내고 저녁시간이 가까워 오자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12반부터 식사를 할테니 나오세요.'

라디오에서 식사를 먼저 시작할 반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야, 우리 반이 이번에는 제일 먼저다. 빨리 나가자."

"윤지야, 저녁 먹고 오자."

"생각없어."

윤지는 또 숙소 밖으로 나가버렸다.

"윤지는 뭘 먹고 사나 몰라...."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는 윤지를 보고 아이들은 윤지가 몸매에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고 생각했다.

"우리 한 번 더 해보자."

"나 배고파. 점심도 못먹고 과자로 떼웠잖아."

"한 번만.."

우리들은 이번에 저녁을 먹는 척 나가면서 재빨리 숙소로 돌아와서 염탐을 하기 시작했다. 윤지는 이번에 와서도 책을 읽기 시작하더니 곧 배를 만지작거렸다.

"배고픈가봐..."

"야, 조용히 해."

윤지는 가방속에서 신문지에 싸여있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어머, 저거 칼 아니야?"














우리 중 한명이 윤지의 행동을 보고 기절하고 말았다. 윤지는 스타킹을 벗더니 자신의 다리를 썰어서 먹고 있는 것이었다.

"아 배불러. 오늘도 식사끝~"

윤지는 다시 스타킹을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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