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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기묘한이야기) 허무주의자의 하루

by 세모세모뚱이 202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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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로 활동 중인 철수는 어제 본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의 내용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태양은 영원하지 않아요. 연료를 다 소모하여 커다란 거성으로 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인류는 끝이죠. 흠, 글쎄요? 이미 그 전 단계에 지구가 뜨거워져 그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게 될 겁니다. 인류 스스로가 자멸할 수도 있구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후부터 철수는 아무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작품을 만들어봤자. 몇 억 년 뒤면 다 사라지는 거 아니야?’

철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작품 활동도 멈췄다. 지금 자기는 무엇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를 위해서 작품을 만드는 건가? 인간의 생명의 유한하기에 영구한 작품을 남기는 건데 그 마저도 영원하지 않다면 난 뭘 위해 작품을 만드는가?’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고 말 다큐멘터리의 내용에 철수는 절망했고 주저앉아, 매일을 술로 보내기 시작했다.

남들이 들으면 코웃음칠 이 사소한 다큐멘터리때문에 촉망받던 예술가는 하루 아침에 폐인이 되어 술냄새를 풀풀 풍겨댔다.

그러던 어느날 철수는 과거에 1년을 공들여 만든 작품 다비드의 작품을 각색한 조각을 깨뜨려 부숴버렸다. 그리고 며칠 간 자연의 법칙과 우주의 억겁의 시간에도 손상되지 않을 영원한 가치를 지닌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영혼을 깎는 고강도의 작업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한달 뒤...
철수는 집에서 목을 매달고 축 늘어진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그 주변에는 그가 생전에 피땀을 쏟아 만든 고귀한 작품의 파편이 늘어져있었고 그 앞에는 그의 필체로 담긴 유서가 놓여있었다.

 

 

 

 

‘답은 없다 영원한 것은 없었다’

그 유서를 본 사람들은 그가 없다고 한 답의 질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누구도 그의 자살 동기를 알지 못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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