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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by 세모세모뚱이 202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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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는 최근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 취미라는 게 문제였다. 하는 일 없이 방구석에 쳐박혀 온갖 음란한 동영상을 불법다운로드 해 보던 한심한 한수가 새로 얻은 취미란 혼자 사는 자취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무방비 상태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하는 것이었다. 한수의 부모님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지만 한수는 어릴적부터 자기 것보다 남의 것을 갖고 싶어하며 이미 자기가 가진 것이라도 남의 것이라면 굳이 훔치고서야 성미가 차는 아이였다. 학교를 다닐 때에는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왕따시키는 일에 앞장섰으며 삥을 뜯거나 담배가게에서 주인 몰래 담배를 훔치는 범죄도 서슴치 않았다.
그렇게 한수는 어릴적부터 부모님이 해서는 안된다는 금기의 영역에 손을 들어놓으며 자신의 쾌락을 충족시켰다. 이미 경찰서에는 형님아우하는 경찰이 있을 정도로 가지말아야 할 곳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한수를 아버지는 눈물을 머금고 의절했다. 누구를 닮았는지 부모도 알 수 없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인생막장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한수는 이제는 도둑질같은 시답잖은 범죄로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다. 그러더니 성폭행이라는 새로운 범죄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얼마전에는 그것도 넘어 자신에게 거칠게 반항하는 여성을 끔찍하게 죽이기까지 했다.

이미 어릴적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온갖 범죄를 저지른 한수도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처음에는 손이 떨리고 무서웠지만 뉴스에서 OO동 연쇄성폭행살인이라는 사건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주변 사람들이 공포에 질리는 모습을 보자 마치 영웅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에 도취되어 더욱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공포에 질렸다. 특히 여성 대상 무차별적인 폭력범죄의 발생이 잦아지는 요즘, 한수가 저지르고 다니는 짓거리들은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수가 최근 범죄 대상지역으로 꼽은 지역 뿐만아니라 다른 지역에 사는 여성이나 딸을 가진 부모들은 딸들의 외출 시간을 철저히 단속하였고 심지어는 직접 등교와 하교를 시키기도 하고 애인이 있는 남자들은 먼 거리에 사는 여자친구의 집까지 직접 여자친구를 바래다 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대대적인 보도는 한수를 쓸데없이 의기양양하게 만들었지만 역효과로 범죄 대상의 물색에 어려움을 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역 주변을 배회하던 한수는 긴머리를 휘날리는 어느 한 미모의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찜했다. 전국적으로 위험 인물이 활보하고 다닌다고 보도가 된 이 마당에 OO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여성을 보니 건방져보여 자신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오늘은 저거다.'

한수는 조용히 여자를 미행했다. 여자는 짧은 치마에 더운 날씨임에도 검은 스타킹을 입고 있었다. 이상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자는 시끄러운 번화가에서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더니 점점 인적이 드문 인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자는 한수의 미행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미 벌써 짐승 같은 야망에 지배된 한수는 더러운 생각으로 입가에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여자는 집에 다다른 듯 원룸으로 된 작은 아파트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이 아파트는 자취하는 회사원이나 학생들이 많이 머무는 아파트여서 범죄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한수도 왔다 간 경험이 있는 곳이었다. 이 여자는 처음 보는 여자였지만 상관없었다. 4층 정도일까 여자는 어느 집 문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잠복해 여자를 미행하던 한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단숨에 뒤에서 여자의 입을 막고는 여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팍!'

무언가가 한수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정신을 잃었던 한수가 눈을 떴다. 눈을 뜨자 한수의 눈 앞에는 족히 한수의 덩치보다 3배는 되어보이는 두꺼비 같은 피부를 한 괴물같은 여자가 한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호호호호, 어서와요. 남편이 죽고 나서 외로웠는데 요즘에 여기에서 남자가 집으로 알아서 찾아와준다는 소문이 있더라구요. 전에 나랑 살던 남편들은 모두 죽어버리거나 도망쳤어요. 난 남자 없이는 못 자는 성격이라서.. 그래서 여기로 어제 이사왔어요. 딸이 엄마한테 좋은 남자친구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꽤 괜찮네요. 호호호.."

거구의 여자는 여자라고는 했지만 초록 빛의 병에 걸린 듯한 우툴두툴한 피부에 시뻘건 매니큐어, 값비싸 보이는 온갖 보석으로 한 치장, 시뻘건 립스틱과 원색이 강한 것을 덕지덕지 바른 마귀같은 화장을 하고 어울리지 않는 분홍색의 실크로 된 원피스 형의 파자마를 입고는,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저음의 남자같은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뭐.. 뭐야!!"

"미안해요.. 엄마는 남자가 없으면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고 저를 패시거든요.. 요즘은 그래서 멍자국을 숨기려고 이렇게 더운 여름에도 스타킹을 신고 다녀요.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생각한다니까요. 저도 살아야죠, 아저씨.. 아 참.. 이제는 저의 아빠시죠? 잘 부탁드려요, 아빠."

한수는 어이가 없어 말을 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내 남편이 되려면 먼저 사지를 없애야 해요. 말도 못하게 만들 거에요. 그래야지 도망을 못 칠 것이고 나에게 욕하지 못하고 순종하거든요. 어차피 앞으로 죽을 때까지 집에서만 있어야 되니 나갈 필요도 없겠네요. 우리 백년해로해요 여보.. 뭐 내 취향은 변덕스러워서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호호.. 뭐.. 밥은 내가 직접 이 예쁜 손으로 먹여 드릴텐데 팔다리 있어서 뭐해요? 우리 낭군님 제가 직접 모셔야죠. 호호호. 그냥 냅뒀더니 다 도망을 쳐서... 보시다시피 제가 요즘 다이어트를 안해서 움직이는 게 좀 힘들답니다. 호호호, 그럼.."

여자는 움직이는 것이 힘든지 뒤뚱거리며 옆에 있는 장롱에서 도끼자루를 꺼내들었다. 이미 도끼에는 그간의 흔적을 말해주듯 빨간 것이 아닌 이미 굳혀져 시커멓게 변해버린 핏덩어리가 굳어있었다. 여자는 도끼를 움켜쥐고 한수의 팔을 향해 힘껏 내리찍었다.

"아아악!!!!!!!!!!"



얼마뒤 두 모녀는 족발을 뜯으며 야식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엄마라는 여자의 한쪽 편에는 개목걸이를 한 채 재갈이 물린 한수가 팔,다리를 잃은 채 쭈그려 있었고 그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죽같은 것이 담긴 개밥그릇이 있었다. 여자는 거대한 손으로 한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기 팔 맛있네... 우리 집에 오니 좋지? 호호호호.. 밥 먹어야지. '아~' 해봐."

"저도 새아빠가 좋아요, 사랑해요 아빠."

딸은 한수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한수는 입을 벌리지 않고 버텼다.

"내가 입 벌리라고 했잖아!"

여자는 커다란 주먹으로 한수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여자의 무지막지한 힘에 한수의 턱이 빠져버렸다. 강제로 턱이 벌려진 한수의 입에는 깔때기가 꽂혀 지고 한수의 앞에 놓였던 개밥그릇의 죽은 강제로 깔때기를 타고 한수의 목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삼키지 않기 위해 애를 썼지만 딸이라는 여자가 엄마를 거들며 주먹으로 목을 마구 두들겨 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삼켜야 했다. 한수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항상 고기반찬이 있었던 어머니의 밥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여자를 미행하여 이 집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며칠 뒤 OO동에서는 검은 봉지 속에 담겨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사지와 혀가 없는 한 남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남성의 시신은 멍투성이로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고 유전자 감식을 해야만 했다. 부패가 심했고 범인이 누군지 밝힐 만한 증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유전자 감식결과 우연의 일치인지 그 시체의 유전자가 한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간살인범의 것과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 뒤로 OO동에서는 여성이 아닌 남성들이 하나둘 실종되는 일이 생겼고 실종된 남성들은 곧 어딘가에서 사지가 없는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곧 OO동은 사람들이 떠나 황폐해져 흉가촌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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