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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도시괴담

(도시괴담) 다이어트

by 세모세모뚱이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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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단식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방학을 맞이하여 살을 뺄 결심을 한 것이다. 그렇게 살이 많이 찐 것은 아니었지만 얼마전 남자친구의 말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민주야, 너 볼이 통통한 게 귀엽다."

 

 "그러니?"

 

 나는 기분이 나빴지만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내가 들어간 단식원은 무섭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살을 빼지 않을래야 뺄 수가 없는 곳라고 하였다. 기왕 살을 빼려면 확실하게 빼고 싶었다. 성공률은 100%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단속원 내의 규제가 심하다고 하는데 경찰 단속을 피해 암암리에 운영될 만큼 단식원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을 어기게 되면 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따른다고 한다.

 그만큼 살을 빼는 데에는 더없는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어떻게든 참아보기로 하였다. 지금도 1일 1식을 한다고 하고는 있지만 사방에서 맛있는 음식들의 유혹을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이러다가는 배가 두둑해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어느날 바리바리 짐을 싸고 단식원에 들어섰다. 단식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눈만 가린 사례자들이 다이어트를 성공했다는 전후사진들로 도배가 되어 단식원의 성과를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더욱 믿음이 갔다.

 

 "살을 빼려면 확실하게 빼야해요. 저희 단식원은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닌 균형적인 채식 식단을 제공하죠. 그래야 요요현상을 막을 수 있거든요. 게다가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전문 강사님이 해주시는 요가나 필라테스도 무료로 받을 수 있구요. 저희는 고객 여러분들께서 단식원을 나가서도 죽을 때까지 다이어트를 하실 수 있도록 해드린답니다."

 

 여기저기 고친 티가 많이 나는 단식원 안내원이 등록을 부추겼다. 사실 무료로 요가를 알려준다고 하긴 했지만 여기 입원비용은 다른 곳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에 무료라고 하는 것은 좀 억지였지만 뭐 이것저것 시켜주는 게 많으면 지루하지 않게다는 생각에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단식원은 산 좋고 물 좋은 외진 지역에 위치했는데 그래도 20~30분을 걷는다면 시내까지 나갈 수는 있는 위치였다. 각 방은 네 명끼리 지내도록 되어있었고 침대는 2층 침대였다. 갑자기 돈을 주고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지만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다. 나와 같은 침대를 쓰게 된 언니는 윤미라는 언니였는데 너무 뚱뚱해서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보일 지경이었다. 게다가 식욕은 어찌나 왕성한 지 단식원에 들어오면서도 몰래 군것질거리를 꿍쳐들어왔다. 물론 소지품 검사를 하긴 했지만 그때 걸리지는 않았다. 

 

 '나는 조금만 빼면 되니까.. 여기 오길 잘했어. 저 정도까지 됐을지 누가 알아.'

 

 나는 그 언니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속으로는 위안으로 삼았다.

 

 "어떻게 가지고 들어왔어요? 소지품 검사 때는 없지 않았어요? 여기 제재가 엄하다고 들었는데.."

 

 "다 방법이 있지. 흐흐흐"

 

 윤미 언니의 입 속에는 항상 무언가가 들어있었다. 나는 속으로 저렇게 쳐먹을 것이면 뭐하러 돈을 내고 단식원에 들어오는가 했다. 그런데 듣고보니 자기가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 부모의 강요에 의해 들어왔다고 하니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결국 윤미언니는 군것질을 하다가 들키고 말았고 얼굴에 가면을 쓴 체격좋은 여자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갔다.

 

 "으앙~!!"

 

 "왜 그래 언니,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온 윤미언니는 내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침대에 엎드려 울기만 하였다.

 

 다음날 윤미언니는 또 군것질을 하였고 또 여자들에게 끌려갔다가 얼굴 뿐만 아니라 온 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방에 돌아와 울었다. 물론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다음날 윤미 언니는 또 군것질을 하다가 들켰다. 하지만 끌려간 윤미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이 단식원의 성공율이 왜 100%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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