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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도시괴담

(도시괴담) 흉가 2

by 세모세모뚱이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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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는 흉가 체험 동호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평소 귀신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쓰던 민지는 친한 친구인 진주의 소개로 동호회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색다른 경험을 갖고 싶던 민지는, 동호회 홈페이지에 흉가체험단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친구인 진주와 함께 바로 신청을 하였다.
부모님은 민지가 귀신귀신하며 떠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살짝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며 거짓말로 속였다. 기차역에서 모두 모인 동호회 회원은 7명으로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우리가 이번에 가게 될 흉가는 귀신이 출몰한다고 소문이 난 곳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는 무속인들도 기피하기로 악명높은 곳이죠. 오늘 오신 분이 이렇게 적은 것도 다 그 이유입니다. 경고는 여기까지입니다. 기가 약하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포기해주세요."

평소에 귀신이라면 무섭기 보다는 흥미롭게 여겼던 민지는 동호회장의 말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오싹함을 느꼈다.

"우리는 그냥 가지 말까? 심장마비라도 걸리면 어떡해."

친구인 진주가 민지를 설득하였지만 민지는 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평소 온갖 무서운 공포물을 겁 없이 닥치는대로 봐오던 민지였기 때문에 오기가 생긴 것이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고 주위는 캄캄한 밤이 되었다. 도시가 아닌 만큼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주변은 금새 어두워져 랜턴을 켜야 할 지경이었다. 흉가는 풀과 나무뿐인 숲 속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음산하여 당장 귀신이 나온다고 하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민지와 진주를 포함한 동호회 회원들은 줄을 지어 흉가로 향했다. 이리저리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거미줄은 흉가에서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자, 그럼 오늘 밤은 여기에서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잠깐만요. 체험만하기로 한 거 아닌가요?"

"이미 내려가기에는 늦었죠. 아직 신입이시라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저희는 흉가에서 하룻밤을 지새웁니다. 다른 동호회는 잠깐 들렀다가는 정도이지만 저희 동호회는 하룻밤을 묵기 때문에 막상 참가하는 인원이 적은 것이죠. 저희 동호회가 유명한 이유도 그 때문이죠. 저희는 진정으로 공포를 즐길 수 있는 사람만 모이는 곳입니다."

손전등 불빛으로 자신을 비추며 말하는 동호회장이 민지는 유달리 무섭게 보였다. 주위가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흉가 주변으로는 나무가 없어 달빛이 비춰 생각보다 어둡지는 않았다.
막상 흉가 근처에 와보니 귀신도 나올 것 같지 않고 처음에 들어왔을 때보다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이리 저리 흉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어느덧 동호회 회원들은 피로를 느꼈고 남자들은 방 밖에서 불침번을 서고 여자들은 방 안에서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방 안은 특이하게 창 하나 없이 여러 인물화가 잔뜩 걸려 있었는데 모두 기괴한 것 뿐이었다. 어떤 그림은 눈과 코가 존재하지 않고 입만 존재하는 지옥의 생물체 같은 것이 그려져 있어 소름이 끼쳤다.
다른 사진도 모두 마찬가지로 혓바닥으로 자신의 목을 휘감은 여자를 비롯해 콧구멍에 수십개의 철사를 꽂은 여자아이등 모두 이상한 그림 뿐이었다. 더욱 소름끼치는 것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림이 그려져있다는 것이었다. 민지는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본다는 느낌을 받거나 그림이 약간 움직인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착각이려니했다. 민지는 수많은 액자 가운데 여자아이의 그림에 얼굴을 가까이대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가지 않은 액자 안의 그림에 갑자기 무서움을 느낀 민지는 더 이상 가까이 있을 수 없었다. 이런 공포스러운 곳에서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오랜만에 산을 오르는 몸고생을 한 민지는 피곤했기 때문에 곧 잠에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느 햇살에 민지는 잠을 깼다. 민지는 자는 도중에 악몽을 꾸어 온 몸이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수 많은 인물화의 주인들이 튀어나와 무서운 비명과 신음을 내뿜으며 자신의 옆에서 자해를 하는 꿈을 꾼 것이다. 꿈 속에서 민지는 귀를 막고 울면서 공포의 비명을 질러댔다.

"악!"

민지는 소리를 지르며 악몽에서 깼다.

"정말 무서운 꿈이었어.."

하지만 민지는 공포는 악몽에서 끝나지 않았다. 방 안을 둘러본 민지는 깜짝 놀랐다.






















어젯 밤에 보았던 액자들은 모두 창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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