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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기묘한이야기

외국어를 잘하는 아이

by 세모세모뚱이 202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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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민수는 외국어에 소질이 있었다. 영어는 기본이었고 다른 여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는 각종 언어에서 두각을 보였다. 다른 아이들은 민수가 가족 중에 외교관이 있거나, 사업을 하여 외국을 자주 왔다갔다 하는 환경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민수는 일절의 외국 거주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였다.

 

"헤이, 영석!"

 

"니하오."

 

민수는 매일 아이들에게 인사를 할 때 그 나라의 인삿말로 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동작도 같이 하였다.

 

예를 들면 어느 나라 인사는 코가 맞댄다든지, 아니면 서로 볼을 부빈다는지 하는 것들이 그 예시였다.

 

"영석아. 너는 외국어를 어떻게 공부하니?"

 

"응, 과외선생님이 세상 모든 언어를 다 알고 계시는 분이야!"

 

"설마.. 그럴리가.. 근데 혹시 그 선생님 연락처 알 수 있을까?"

 

"그건 안 돼.."

 

다들 민수의 외국어 공부 방법을 알고 싶어했지만 그것만은 절대 비밀이었는지 민수는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방법이야 어떻든 아는 언어가 많은 만큼 민수는 세계 각국의 정보를 먼저 접하여 다방면에서 남다른 지식을 뽐냈다.

 

"민수야.. 이건 to부정사니, 아니면 명사처럼 쓰인 거니?"

 

"민수야, 미국 초대대통령이 누구였지?"

 

이와같은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줄을 섰는데, 외국어 공부를 하는 아이들, 혹은 외국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 등,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민수의 주변은 항상 시끌시끌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민수는 이상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쭈기래끼래"

 

"어느 나라 말이지?"

 

"민수야, 그건 어느 나라 말이니?"

 

"글쎄.. 나한테 알려주는 선생님이 아직 안 알려주셨어.. 재밌을 것 같아. 이건 이 언어를 쓰는 곳의 인삿말이래. 내가 내일 배워서 올게."

 

 

 

 

 

 

 

 

그 다음날 민수네반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쭈기래끼래~ 쭈기래끼래~"

 

"사...살려줘.."

 

"후후훗.. 이게 우리 선생님 나라의 인사법이래. 칼을 들고 상대방의 심장을 찌르면서 하는 인사라고 하더라고. 흐흐흐흐.."

 

민수는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부엌칼을 들고 반 전체를 돌면서 새롭게 배운 악마 나라의 인사로 아이들에게 상쾌한 아침을 전했다.

 

하지만 그 인사에 대답하는 아이는 없었으며, 그날 아침은 노을보다도 붉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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