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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국내괴담/도시괴담

(도시괴담) 콩가루

by 세모세모뚱이 202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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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시에 합격한 은미는 학교가 배정되면서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 되었다.

첫 담임을 맡게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해야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하루하루 버티면서 교사 생활을 잘 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반에 문제아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율이라는 아이였는데, 홀아버지 밑에서 크고 있는 아이였다. 편부 가정이라고 아이가 막 나가리라는 법은 없다. 요즘 이혼은 흔한 일이니까..

어느 연유로 시율이라 어머니 없이 자라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율이의 말썽은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걸핏하면 다른 아이들을 마구 때렸으며, 자신이 원하는대로 무언가가 진행이 안 되면 짜증을 냈다.
 
시율이는 요즘들어서 유나라는 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나이만 어릴 뿐이었지 유나와 사귀자고 하는 과정이 거의 스토킹, 데이트 폭력 범죄를 연상케했다.

이건 초등학교에서 벌어질 일이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이 저 아이를 저런 악마같은 아이로 만든 것일까.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은미가 바쁘게 교무실에서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와중에, 은미 학급의 반장인 현수가 와서는 다급히 은미를 향해 달려왔다. 현수의 눈 주변과 얼굴 여기저기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현수야, 무슨 일이야?"

"으앙~!! 선생님 큰일났어요. 시율이가 유나를 칼로 찔러서 지금 교실이 다 피가 묻었어요!"

시율이는 집에서 식칼을 가지고 왔는지 그걸로 유나를 찔렀다고 했다.

은미는 당장 경찰에 전화를 하였고 경찰이 도착하는 사이에 시율이와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하였다. 어린아이여도 폭력적인 시율이를 대하는 것이 껄끄러웠지만, 담임으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판단했다. 시율이는 그런 은미를 신뢰했는지 솔직한 얘기를 과감없이 했다.

"시율아, 도대체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 구는 거니? 시율이가 그러면 친구들이 힘들지 않을까?"

"유나가 나랑 사귀어 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단 말이에요."

은미는 어이가 없었다. 초등학생도 연애는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너무 끔찍했다.

"시율아, 유나가 좋다고 하더라도 유나는 시율이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거야."

"우리 아빠가 이런 식으로 하면 원하는 여자하고 사귈 수 있다고 했어요."

"뭐라고?"

"사귀기 전에는 칼을 보여주고 그래도 싫다고 하거나 아니면 내가 질리거나 싫어질 때는 칼로 찌르라구요."

은미는 녹음기를 켜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아이가 경찰이 왔을 때도 솔직하게 말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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