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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2

(도시괴담) 메멘토 명석이는 휠체어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 오후였지만, 명석이는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이제 들어가는 게 어떻겠니? 제법 바람이 차구나. 감기가 더 심해질라.." "조금만 더, 엄마."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오후가 명석이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석이는 어려서부터 다리를 쓸 수 없었다. 다리 발달이 완벽하지가 않아, 선척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몸이었다. 휠체어는 명석이에게는 다리이자 가족이었다. 늦은 나이에 명석이를 어렵게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석이의 두다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의학은 물론이고, 미신까지도 의지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이름난 명의도, 용하고도 소문난 무당.. 2023. 9. 19.
(기묘한이야기) 디스토피아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과거의 수준은 아득히 넘어설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간은 더이상 수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영원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더이상 육체가 주는 물리적이고 생물한적인 한계를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왜냐면.. 인간은 영혼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영혼으로서 존재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무한히..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 "TV에서 뭘하는 거야? 지금 무슨 발표야?" "글쎄.. 예전부터 시끄럽던 영혼 추출이 성공했다나 뭐라나.. 이제 영혼이라는 것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무맹랑한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존재로서 당당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지." "난 저게 좀 이상해.. 본디 인간이 영혼을 지닌 것이라면 그.. 2023. 9. 18.